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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사상과 수석

高山 | 2007.07.24 09:21 | 공감 0 | 비공감 0

기외 원고 건

이 원고는 추계예대 학장 송복주님의 글로서 1995년3월 수

에 기고한 내용을 편집하여 정리했습니다.

수석문화의 양축은 미학과 철학이다.

이 양자는 별개의 것이 아니라 상호 보족의 관계로 놓여 있다. 동양철학의 주축인 노장 철학은 수석 미학의 내연적 실체가 된다.

그중 특히 장자의 초월사상과 자유사상은 수석미의 상징적 내용과 근본적으로 일치한다.

여기서는 우선 장자의 제물론을 주로 인용해 보기로 한다.


이런 말이 있다. 사물은 저것 아닌 것이 없고 또 이것 아닌 것도 없다. 즉 이쪽에서 보면 모두저것이고 저쪽에서 보면 모두가 이것이다. 쉽게 이야기 하면 모두가 상대적이란 뜻이다. 이것이 세상범속의 시각이다. 그러나 원천적 자연의 시각에서 보면 이것이 저것이고 저것이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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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이것과 저것의 대립을 초월한 경지를 일컫는다. 이것을 도추라고 한다.

수석의 경우 좌대의 자세는 보통 세우고 눕힌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앉고 서고 엎드리고 자빠지고 기고 오르고 기울이고 웅크리는 등 다양하다.

이 자세에 따라 내용미는 전연 다르게 느껴진다. 중국 여산의 형세가 아주 다기다양해서 사면에서 보는 모습이 모두 달랐다고 한다.


그래서 시인은 그 산의 진면목을 알 수 없는 것을 경탄했다고 한다. 그러나 여산의 전체적인 참모습은 드러나기 마련이다.

사람의 개성미는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 달리비칠 수가 있지만 결국 그 사람의보편적 인품 속에 그런 시각은 포용되기 마련이다. 어떠한 수석이든지 그 수석의 진수를 비추는 거울이라 할 정면을 가지고 있다. 우수한 수석일수록 그것이 감추어져 있다.

감상자의 높은 안식단이 이 수석의도추의 경지를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이다.


도(출)는 분명히 드러나면 참된 도가 아니고 말은 겉으로 표현되면 불완전해진다. 이는 원통자재한 것으로 모난 것을 깎아 둥글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말로 나타나지 않는 말, 도로 나타나지 않는 도, 아무리 부어도 차지 않고 아무리 퍼내도 마르지 않는 경지, 그것을 보광이라고 한다.


수석은 원으로 이루어진다. (산석을 제외) 모를 깎아 둥글게 하는 것은 자연이 시도한 양석의 제일조다.

어떤 형태의 원으로 형성되어 있느냐 하는데 수석의 개성이 있을 뿐이다.

이 원에서 수석의 미학과 철학이만난다. 원만구족, 원통자재, 무불통, 무시비, 무장무애. 무궁무진의 철리는 원에서 비롯된다. 이는 말로나타나지 않는 말이며 도로 나타나지 않는 도가 된다. 이 침묵의 언어는 현상학에서 말하는 '내적 역본성과도 상통하는 뜻으로 이것을 어떻게 읽느냐 하는 게 문제가 된다.


장주가 나비가 된 꿈을 꾸었다. 장주가 나비가 된 것인지, 나비가 장주가 된 것인지, 장주와 나비 사이에는 구별이 없다는 것이다. 이를 물화라고 한다. 물화는 인과관계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차이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차이는 있어도 절대적 변화는 없다고 본다. 곧 상대가 없는 세계다.

사물(수석)과 내가 양행하면서도 물아일체의경지에 들어가야만 수석의 진수를 파악할 수 있다. 한편 수석가가 좌우명으로 삼는 말 가운데 “간무악석“ 이란 말이 있다.

해석상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이를 "눈여겨 보면 악석이 없다"고 새긴다고 할 때 이는 수석의 개체가 소유한 근본적이면서 고유한 특질을 인정하면서도 개체 사이의 무차이의 등가개념 즉 무시무비의 개념이 적용된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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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수석도 나와 하나가 될 수 있는 그런 안목을 소유한 사람은명석이니 악석이니 하고 품평을 하는 사람, 말하자면 무피무시 무시무비의 진경에 이르지 못한 초급의 수석인과 구별되어야 마땅하다.

장자의 경우, 본성을 손상시키지 않음이 양생(볼토, 참된 인생을 보내는 방법)의 종주(춘초)가된다. 때에 편안히 머물러 자연의 도리를 따라간다면 희로애락의 감정이 끼여들 여지가 없다.

이것이 자연사상이다. 여기에 견주어 보면 인위적인 양석이니 좌대 연출이란 것은 근원적으로 무위한 것이 되고 만다.


수석 그 자체만 놓고 볼 때 어디 거기에 수마의 자욱이나 흔적이 있는가, 강가에 아무렇게나 버려졌다고 투정하는 일이 어디 있으며 엎어지고 자빠져 있다고 불평하는 일이 있을 수 있는가.

한 가지 더 곁들여 인용하면 손가락으르 장작을 지피는 데는 한도가 있지만 장작불은 계속 탄다는 말도 있다. 수석은 영원히 자연의 진리로 언제나 보이지 않는 불꽃으로 타고 있는데조잡한 인간의 손가락이 그 주변을 맴돌 뿐이다.

이상적 인격자를 장자에서는 지인이라고 했다. 수풀을 태우는 뜨거운 불도 그를 뜨겁게 할 수 없고 강물을 얼어 붙이는 추위도 그를 춥게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사나운 천둥이 산을 깨뜨리고 매서운 바람에 바다를 뒤흔들어도 그를 놀라게 할 수 없는 그런 사람을 지인이라 한다.

천지의 본연한 모습을 따르고 자연의 변화에 순응하며 무한의 세계에 노니는 자가 되면 도무지 의존할 게 없다. 그래서 지인에게는 사심이 없고 신인에게는 공적이 없으며 성인에게는 명예가 없다고 했다.

수석에 인격적 자세를 부여하려고 할 때 가장 단적으로 요약할 수 있는 말이 요지부동의 항심이다. 돌이 가지고 있는 표면적 경질성에서오는 부동적 이미지에서 발달되면서 그 내면이 안고 있는 인격적 상징에 이르러 그 부동성은 항심으로 승화된다.


자연 환경에서의수석이 풍상설우에 초연하듯이 사람의 손길에 젖은 수석도 태연자약. 의연 무태의 자세로 일관한다. 과학적 지식으로 보면 수석은 무생물이요, 광물이다.

그래서 화초와는 대조가 된다. 생명력의 가시적 현현에서 오는 감각적 쾌감이 화초의 매력이라면 수석에는 그런 매력이 없다,

물론 화초에서는 의연한 군자의 풍모를 찾을 수 있지만 그것은 수석과 비교할 때 상징의 질료가 다르다. 무 생명체에서 생명성(그것도 고도의 품성을 갖춘)을 찾을 수 있는 역설의 해석이 수석의 철학적 품위를 위상지어 준다.


이번에는 어째서 수석이 지인의 경지를 넘어서서 신인의경지에 이를 수 있는가를 생각해본다.

신인의 피부는 얼음이나 눈처럼 희고 처녀의 살결같이 보드라우며 곡식을 먹지 않고 바람과이슬을 마시며 구름을 타고 용을 몰아 천지 밖에서 노닌다고 한다.

또 신인의 덕은 만물을 혼합해서 하나로 만든다고 한다. 수석은 물외에 노니는 신인과 같다.

물외에 노닐어야만 정신이 하나로 통일이 된다. 고인이 즐겨 쓰는 말로 안빈낙도와 빈이무원도 결국 그들이 물외한인의 덕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선비의 서안이나 문갑위에 고고히 앉아 있는 수석을 상상해 보면 알 일이다. 가구도 장식물도 골동품도 아니면서 항상 자연의 푸른 정기를 발산하는 수석은 물외에 유영하는 신인의 기상 그대로다.

이 기상은 음악도 되고 그림도 될 수 있다. 그러나 신인이 아닌 속인은 그 음악의 아름다운 가락을 들을 수 없고 그림의 찬란한 빛깔을 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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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정만리란 말이 있다 이 말은 붕새는 구만리나 올라가야 비로소 날개 밑에 바람이 쌓여서 그 바람을 타고 하늘을 등에 진 채 아무 장애도 없이 유유히 남쪽을 향해 날아간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이것도 신인의기상일 수 있다.

이 기상을 이번에는 호연지기라고 풀어본다면 이는 수석의 경우 그 크기의 규모로 보아서 대작에서 찾아볼 수 있다.

대개 독수리와 같은 조류형의 물형석에서는 충천의 기상을 읽고, 성인 군자류의 인물형 물형석에서는 고고하고 늠연한 기상을 읽을 수 있으며 파상으로 골진다기한 습곡의 산수경석에서는 자연의 호연지기를 만끽할 수가 있다.

수석은 인간 곁에 있으면서 인간을 초월하여 대자유의 지혜와 덕을 인간에게 가르친다. 그것은 장자의 표본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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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화 무늬 접시

작은 꽃무늬 도장을 찍어 길게 가지런히 꾸몄다. 안쪽 바닥면을 보면 가운데에 밀양 장흥고(密陽長興庫)라는 글자가 상감되어 있는데, 이 접시가 밀양지역에서 만들어져 장흥고라는 관사에 바쳐진 공물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분청사기에는 고려청자나 조선 백자에 비해 글귀가 새겨진 예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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