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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고뇌가 있는 돌밭이야기..

高山 | 2006.02.22 05:06 | 공감 0 | 비공감 0

長江의 사랑과 고뇌가 있는 돌밭이야기


돌과의 교감(交感)...

밤맛... 그걸 한자로 야미(夜味)라고 쓰면 맞는 걸까... 고요한 밤이면 육(肉)을 버리고 영(靈)이 되어 허심한 어둠 속을 노늬는 듯한 묘한 기분... 몽상도 아니고 공상도 아니면서... 절절하기도 하고, 애잔하기도 하지만 부족함 없이 기분좋은 어떤 포만감...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것은 술취했을 때도 아니고, 배부를 때도 아니다. 한 생각 길 게 끄는 것이 있어 몰두하다 어느새 밤이 깊었을 때 비로소 느끼는 그 기분이다.

체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이제저레 밤의 즐거움은 없다. 몸이 건강해야 앞날이 있다. 게다가 마음까지 건강하면 반드시 성취한다... 그런데 나는 어떤 일을 할 때면 상당히 무리를 해서 체력소모를 많이 하는 편이다.

별로 중요하지 않는 일에도 고민을 하느라 밤을 밝히고, 풀리지 않는 문제를 두고 며칠씩 끙끙거리고 나면 나중에는 기진맥진해 진다. 타고난 팔자가 그렇거니 하지만 괴로울 때가 많은 것이다. 나는 절대 낙천주의자가 아니다. 칼끝같이 날카롭고, 가야금줄같이 팽팽한 마음으로 세상을 산다. 그러니 즐거운 날보다 괴로운 날이 많다. 알면서도 고치지 못하는 것은 타고난 천성이 그렇기 때문일까...

수석생활은 즐기는데 묘미가 있는 것이다. 돌이 주는 이미지에 빠져 한껏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즐거움이 없는 수석생활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돌에 관한 이런저런 이론은 누구나 배우면 알 수 있지만 돌을 즐기는 법은 배워서 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돌과의 남다른 인연에서 비롯된 교감이 있어야 한다. 그 교감없이는 수석생활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그 교감은 대화라기 보다는 정서적 교류이다.

돌의 그 말없음이 의연함으로 받아들여지고, 늘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음이 굳은 의지로 비쳐지는 것... 산을 닮았거나 어떤 풍광을 닮은 그림에서 아득하고 초연한, 그러면서 어떤 편안한 느낌을 받는 것... 이러한 것들이 돌과 나누는 교감일 것이다.

수석을 모를 때는 눈으로 보지만, 웬만큼 알고나면 마음으로 느끼게 되고, 그기서 또 나아가면 마침내 즐기게 되는 모양이다. 그래서 수석은 쉬운 것같으면서 참 어려운 취미다.

벌써 오래 전부터 수석은 몇몇 특정인들이 즐기는 취미생활의 범주를 벗어나 대중화되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취미가 되었다. 어쩌면 반가운 일일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대중화되면서 수석생활도 고상한 취미생활의 범위를 훌쩍 뛰어넘었다.

수석계에서 큰 목소리를 내는 분들 중에 몇몇 사람은 명예와 권력에 맛들었고, 어떤 사람은 돌 팔아서 생기는 이익에 눈이 뒤집혀 버렸다. 눈에 불을 키거나 쇠심줄처럼 끈질긴 모습으로 제 목적을 위해 보기에 딱할 만큼 안간힘을 쓰는 것이다.

순수로 돌아가야 한다. 그냥 초심 때와 같은 건전한 취미생활로 돌아가야 한다. 수석계에서 지금 누가 순수 취미인이고 누가 상인인지 그걸 분간할 수 없을 만큼 혼란스럽다. 이게 별 거 아닌 것같지만 사실 큰 문제다. 돌은 사는 사람 중에 상당 수는 팔 때를 염두에 두고 있다. 이게 순수일까...

그러나 이제 원로들도 소장석을 후배들에게 떳떳하게 양도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야 할 때가 된 것같다. 잔뜩 쌓아둔 그 돌들 중에 지금은 탐석조차 어려운 돌들도 있고, 두고보아도 좋을 돌들이 많다. 지금 돌밭에 나가봐야 그런 돌보다 나은 돌을 과연 몇 점이나 할 수 있을까... 그런 돌들을 수석 후배들에게 양도할 수 있는 길을 터 놓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더 많은 사람이 수석을 즐기게 하기 위해서... 그런데 그게 공짜면 재미가 없을 것이다. 하다못해 신발값이라도 되어야 하지 않을까...

아래 돌은 부산의 정일두 씨 소장석이다. 비바람 몰아치는 어느 바닷가 풍광같다. 나는 이 돌을 보면 쿠르베의 사실적인 그림들이 생각난다. 희한하게도 물빛은 짙은 푸른색이고 그 위는 녹색기가 도는 푸른빛이다. 번개가 번쩍이는지 위는 또 밝은 색이다.

가만보면 색의 조화가 기막히고 사선의 느낌은 아주 동적이다. 모석의 생김도 좋고... 자연이 그려낸 이만한 그림이면 사람의 솜씨보다 훨씬 낫지 않을까...
거칠게 호흡하는 듯 하면서도 정적인 느낌마저 배재하지 않은, 그러면서 색의 조화가 참 생기발랄한 돌이다. 이런 돌을 일러 좋은 돌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01-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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