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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가을 이야기

빛고은 | 2009.06.24 15:51 | 공감 0 | 비공감 0

2003년 가을 이야기

*가을을 무엇으로 느끼나요?


서늘해진 바람, 황금 들판, 원색으로 물드는 단풍, 드높아진 하늘,
파스텔톤으로 변하는 나무, 점점 깊어지는 밤....
가을은 어느 하나로 오는 것이 아니라 총체적으로, 기습적으로 다가 옵니다.
그래서 무디지 않은 사람이라면 "아! 가을이구나."
절로 느끼는 것이 가을 입니다.



*가을이 성큼 다가 왔습니다.



아직 가는 여름이 아쉬워 낮에는 따가운 햇살이 비추긴 하지만
그 햇살은 열매를 맺게 하는 햇살 입니다.
제법 이불 싸움을 할 만큼 신선한 바람이 부니
곤한 잠을 잘수도 있습니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내려다 보면 여기 저기 햇볕 잘 드는 곳에
빨간 고추가 널려 있습니다.
시골 마당에서 봄직한 풍경을 부지런한 아낙의 손길 덕분에
도심 안에서 볼 수 있으니 그것 또한 행복한 일입니다.



*지난해 가을은 잔인 했습니다.



지난 추석 무렵 아버지는 말기 암 선고를 받았습니다.
서늘한 바람이 내 볼을 스칠때면 아버지는 내년 가을에
이 좋은 바람을 느낄수 있을까?
길가에 핀 코스모스를 봐도, 노란 국화 꽃을 봐도
아버지는 내년 가을에 이 꽃의 자태를, 향기를 맡을 수 있을까?
그렇게 울며 다녔습니다.
잔인했던 기억 저 편의 가을도 따듯한 마음으로 보듬고 싶습니다.
이 가을 아버지 당신이 그립습니다.



*내가 가장 좋아 하는 가을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나는 해마다 가을이면
나이도 잊은채 사춘기 소녀처럼 가을 앓이를 합니다.
풍요와 수확을 가져다 준다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라고,
이 가을을 마냥 붙잡아 둘수는 없겠지만
이 좋은 계절의 하루 하루를 좀 더 의미 있게
살아 가야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들판의 오곡 백과 익어 가듯, 우리네 삶도 그렇게 익어 가고 있는 만큼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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